하늘나라 우체국은 고인에 대한 가족들의 애틋한 사연과 마음을 담은 추모의 글 등을 하늘나라에 계신 고인께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가상공간으로서 회원 및 일반인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습니다. 고인에 대한 추모분위기를 해치는 글이나, 상업목적의 글, 부적합한 내용의 글이 게시될 경우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경건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이용자 여러분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용시 불편하신 사항이나 궁금하신 내용은 사이버 추모의집 상담실을 이용하여 주십시오.
아울러, ‘하늘나라 우체국’이 추모의 글들을 함께 나누며 치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게시된 글을 엮어 e-book 발행을 추진하고 있사오니, 작성하신 글의 출판활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란에 체크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버지 안녕히... | |
---|---|
작성자 | 이** |
등록일 | 2001.01.12 |
그제가 아버지 49제였지요. 아버지가 완전히 떠나신 이 세상에는 차가운 바람만이 가득합니다. 육신이 가시던 날도 그처럼 더없이 따뜻하더니, 영혼마저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맞춰 떠나셨네요. 참 많은 스님들이 오셨더군요. 모두가 아버님의 공덕이라더군요. 그래요. 그 작은 절에, 그 날따라 우연히 들르신 스님들께서 마다않고 참가해주신 것은 정말 그렇게밖에 말할 수가 없네요. 먼 길 떠나시기 전 차 한잔 드시고, 속세의 모든 죄업과 때를 깨끗이 씻어내는 목욕까지 하시고 그렇게 배를 타고 떠나시던 아버지... 향내음 하나, 촛불 두개에 의지해 길을 떠나셨는데, 어떠세요... 지금은. 좋은 곳으로 가셨는지요. 아미타부처님께 수없이 절을 하면서 저희는 모두 아버지와의 인연을 놓아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홀가분하게 떠나실 수 있을테니까요. 아버지. 생각하면 바로 어제인듯 모든 것이 생생합니다. 아버지의 걸음걸이, 목소리... 딸아이에게 구구단을 가르치다가 어렸을 적 제게 구구단을 가르쳐주시던 아버지 생각이 나더군요. 삼십 팔년... 그래요... 긴 세월이죠. 하지만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제 아버지로 곁에 계셨으면서도 이제 돌이켜 생각하면 너무도 짧은 기억들만이 조각조각 떠돌뿐입니다. 행복하세요. 많이 많이... 살아서 좋은 일 하나도 없으셨으니까, 저 세상에서는 누구보다 행복하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으시고, 또 좋은 일 많이 하세요. 좋은 인연도 맺으시고요. 새처럼 가벼운 몸으로, 더없이 깨끗한 몸으로 태어나셔서 가끔씩 들러주세요. 바람처럼, 냄새처럼 말이예요. 그래서 욕심과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버둥거리는 저희들의 여유없고 상처난 마음을 어루만져 주세요. 아버지. 전 아버지가 참 좋은 곳에 가셨다고 믿어요. 그래요. 아버지처럼 착한 분이, 아버지처럼 불쌍한 분이 그곳에 가지 않는다면 누가 가겠어요. 아버지.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