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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그리움이 짙어지는 날에 사랑을 알았어..
작성자 w**
등록일 2000.12.07


오빠와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데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내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보면
오빠도 이 세상 하고많은 사람들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빠를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오빠와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오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오빠의 이어지던 날들과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생각이납니다..
그리움이라 하나요?

환성오빠 행복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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