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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내용
아버지, 보고 싶어요
작성자 이**
등록일 2000.11.28
아버지....
아버지 가시던 지난 토요일은 아버지의 손처럼 따스했건만, 지금은 이렇게 스산한 바람만이 남아있습니다.
아버지가 1년 넘게 누워계셨던 안방 그 자리를 더듬어 봅니다. 마르다 못해 금방이라도 부셔져버릴 것만 같던 아버지의 몸,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아버지의 혀가 너무나 원망스러웠습니다. 마지막까지 얼마나 하시고 싶은 말이 많으셨을까. 엄마와 우리 네 남매는 그런 아버지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쏟을 수 밖에 없었지요. 군대간 덕원이 얼굴까지 다 보시고서는, 마지막 가시는 모습 보이시지 않으시려 엄마와 경선이가 잠들때까지 기다리셨다가 그렇게 몰래 가셨는지요. 저는 아버지께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했는데. 우린 아직까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말도 해보지 못했는데....
아버지. 나무아미타불을 몇번 되뇌어도, 아미타경을 몇번이나 읽어도 가슴 한 구석은 여전히 쓰립니다.
아버지. 가시던 날, 가족들과 친척들 꿈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셨다지요. 그리고 지금도 엄마와 동생들 꿈에 아름다운 얼굴로 나타나신다지요... 제 꿈에도 찾아와주세요. 슬픈 얼굴로 눈물만 흘리시던 그 모습이 아니라, 환하게 웃는 얼굴로 제 꿈에 찾아와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텅비어버린 아버지 자리를 바라보며 아버지를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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