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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어 둔 너를 이제는 보내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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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 |
등록일 | 2000.10.26 |
뜨거운 가슴으로 그렇게 산을 찾아 오르내림을 거듭하더니 이국 땅 몽블랑계곡에 마지막 가쁜 숨을 묻었던 동생 전식아! 부모형제 지인들의 가슴속에 격정어린 한을 남겨둔 채 너는 그 렇게 홀연히 떠나갔지만 우린 너를 지금까지 보내지 못하고 있었 다. 그렇게 산을 향해 잦은 발길을 하더니 그것이 하늘로 오르는 계 단이 될 줄이냐 어찌 알았겠느냐! 네가 이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한 줌의 재마저도 떠나보내기 아쉬었기에 고향땅 보길도 탯자리에 묻어두었는데............. 날씨가 차갑더냐? 홀연히 어젯밤 꿈속에서는 나비가 되어 환한 미소로 웃고 있더구나. 너의 흔적들과 이별을 고하는 날도 검은 호랑나비 한 마리가 차 앞유리 주변을 맴돌아 가슴을 더욱 아리게 하더니..... 아마도 지금은 네 스스로도 자유로워졌는가 보구나. 이승의 희노애락이 한바탕 꿈이라고들 그렇지 않더냐? 우리네 가슴속에 한을 남기고 떠난는 날 이렇게 다짐을 했었다. 전식이가 남겨 둔 삶의 끝을 우리가 붙잡아 나누어 살자고.... 그러나 그것이 다 부질없는 일이란 걸 왜 모르겠느냐 만은 차돌 같이 단단한 그런 맹세라도 하지 않으면 미칠것만 같은데 어쨌겠 느냐? 엊그제는 네 동생 세식이가 예쁘디 예쁜 딸 아이를 가슴에 보듬 게 되었단다. 마냥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면서 아련히 떠오르는 너의 환영에 눈시울이 붉어짐을 숨길 수 없더라. 마냥 축하하고 귀한 축복에 찬사를 보내야 했는데.... 참! 형 도 못났지! 전식아! 지금은 아버님도 오랜 병상을 털고 일어나셨고 어머님 가족들도 슬픔을 이겨내고 있단다. 이제는 가슴속에 남겨진 한을 풀고 너를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 다. 마치 한 마리 나비처럼... 네 발길 미치지 않았던 등성이도 계곡도 이제 거칠것이 없겠지? 네가 젊음과 낭만을 키웠던 대학 앞을 비켜다니기만 했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가 볼까 한다. 어째 괜찮치? 다음에 더 좋은 소식 줄께.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