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우체국은 고인에 대한 가족들의 애틋한 사연과 마음을 담은 추모의 글 등을 하늘나라에 계신 고인께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가상공간으로서 회원 및 일반인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습니다. 고인에 대한 추모분위기를 해치는 글이나, 상업목적의 글, 부적합한 내용의 글이 게시될 경우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리며 경건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이용자 여러분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 이용시 불편하신 사항이나 궁금하신 내용은 사이버 추모의집 상담실을 이용하여 주십시오.
아울러, ‘하늘나라 우체국’이 추모의 글들을 함께 나누며 치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게시된 글을 엮어 e-book 발행을 추진하고 있사오니, 작성하신 글의 출판활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란에 체크해주시기 바랍니다.
내 동생 민경이 | |
---|---|
작성자 | 하** |
등록일 | 2018.01.14 |
민경아, 오빠야. 후... 오빠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어릴때 우리집에 와서 관심 하나 안주던 나인데.. 그래도 오빠라고 혼자 있으면 쫄래쫄래 와서 놀아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이게 참 그때는 진짜 몰랐는데 막상 이렇게 되니까 너무 내가 한심하구나.. 나는 우리 하씨 집안 장손인데.. 동생들 하나 제대로 신경도 못쓰고... 너무너무 한심스럽다. 너가 우리에게 빈말 같아보이는 말 한마디 했을때 다시 한번 들어주고 되물어보고 장난도 치고 그럴걸... 영영 못하게 되다니.. 오빠가 너무 미안해... 너무 미안하다. 정말로... 많이 보고싶어. 이제서야... 그동안 나 살길 찾는다고 꼴에 고군분투하며 이제야 좀 한 숨쉬고 그동안 신경 못썼던 것들 하나하나 조금이라도 만나고 그럴라 했는데.. 너도 만나서 일전에 너무 서툴렀던 행동, 술 한잔하며 우리 가족 얘기도 하고 미안한 얘기 고마운 얘기 재밋는 얘기 하고 싶었는데... 오빠가 너무 늦었구나.. 말 한마디 들어주는게 뭐가 힘들다고 관련도 없은 쌩판 남들 얘기는 그렇게 잘 들어주면서 왜 내 여동생 얘기는 못들어줬을까. 난 자격이 없구나. 우리 가족들 다 좋은 사람들이야.. 다만, 자신들도 잘 모를뿐이고 혼란스러울 뿐이고 혼자서는 벅찰 뿐이지... 오빠가 우리 집안 장손으로써 민경이 너에게 고개 숙여 사죄할게.. 다음 생엔 너가 하고싶은 일, 같이 있고 싶은 사람들, 조금 더 너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 곁에 있길 바랄게.. 오빠는 장손으로서 이 짐을 지고 가는게 맞는 것 같다. 남들은 나댄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분명히 우리집안에서 결국 장손이고 나중에는 내가 우리 사람들 연락하고 만나고 조상님들 모셔야하니까 그것에 지는 짐은 결코 가볍지도 그렇다고 내가 무시하고 방관할 수 없어. 내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방관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거야... 할머니 얼굴 어떻게 뵈냐 이제.. 너 때문이 아니야.. 너가 자살을 했다고 아무도 뭐라하지 않아. 단지 미안하고 미안할뿐... 할머니께서 동생들 잘 돌봐달라고 하셨는데... 너무 또 네 얘기는 안묻고 내 얘기만 하는 것 같구나.. 끝까지 미안하네..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오빠가 너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고했어. 고생했어. 잘 버텨줬고 고맙다.. 가끔 할머니 보고싶으면 찾아오렴.. 그때는 꼭 네 얘기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줄게. 내가 먼저 물어볼게. 음식은 뭘 좋아하는지 가수는 누굴좋아하는지 하고싶은일은 뭔지 뭘 잘하는지 전부 다.. 하나도 아는게 없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물어볼게. 대답해줄거지? 너 우리집에 오면 매번 MP3 사달라했었는데... 오빠가 노력해볼게. 아는게 이것 밖에 없구나... 이따 보자.. 마지막으로 가는 길 오빠가 안아줄게.. 잘가.. 행복해지렴. 새해 복 많이 받고^^.. |